흔적_오도LOG_산행;등반

2009.09_[스크랩] 6기 교육참관기

吾道 2009. 9. 9. 19:51

우선 6기생분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어쩌다보니 6기 수업을 처음부터 끝가지 참관하게 되었네요.
실력도 부족하고 다른 분들도 많다고생각해 4, 5기때는 같이 한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친구를 6기에 소개한 계기로 다시 수강을 해보니 나이들어 학교 다시 다니는 것처럼 재밌었습니다.요즘은 준치매인지 하루만 지나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나 탁상달력에 체크된 날짜를 보고 기억을 더듬어 간단히 참관기(참관 메모?) 정도를 써볼까합니다.


8/20.목
 강의 첫날은 등산개론과 일반등산기술이었습니다. 강의 제목이 인상적입니다. 특수가 아닌 일반등산기술이라.. 그것은 어쩌면  모든 등산에 적용되는 일반 법칙을 담은 것이라고할 수 있겠죠. 이런식으로 엄밀하게  개념을 정립하려는 것은  이론을 실천(수많은 경험)의 총화로  일반화해서, 또다른 실천(경험)에서 시행착오를 줄이려는 의도겠지요.'등산을 공부하면서까지 해야 '하는 이유가 그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여튼 코오롱의 원선생이 정리했다는 에너지절약/보존/생산기술은 명료한 데가 있었고, 김샘이 열강하면서 본인이 최초로 정리하셨다고 자랑하시는, 각도로 구분하는 등산에서 초고도까지의 도표는 독창적인 데가 있었습니다. 밤늦게까지 강의를 듣고 기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8/22 토

써니에서 하루 왼종일 시뮬레이션 교육을 했습니다.소수이나 수강열기는 뜨거웠습니다. 의자다리에 보울라인매듭도 해보고, 써니 오버행 홀드를 뺀곳에 볼트를 걸고 푸르직매듭을 만들어 등강도 하고..각각의 매듭법을 몇번이고 다시해보고 했습니다. 특히 책만으로 알수 없는 김샘이 가르쳐준 방법(예를들면 안전벨트에 되감기 8자매듭을 한 후에 조물락거리는 방법이나, 어깨로 매듭길이 맞추기 방법) 같은 것들은 효율적이고 완벽해서 (평소는 잘 안지키지만..) 배울때마다 감탄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 <그리움둘> 볼트 보수작업을 위해 준비한 스텐레스 체인을 이용해서  선등 후등 확보 시뮬레이션을 했는데 그것도 또한 현장감있었습니다. 돌이켜보니 6기분들이 졸등을 하실때 다들 완벽한 시스템 능력을 선보였는데 이날 실전처럼 연습한 매듭법과 시뮬레이션 교육효과가 참으로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8/23 일
원래는 백운대 슬랩에서 실전등반 기초교육이 있을 예정이었습니다. 도선사 주차장에 모여서 출발을 했으나 백운대에 다른 팀이 교육중이라는 정보에 따라 노적봉 하단으로 교육장소를 바꿨습니다.노적봉하단 슬랩이 각도가 더 나가기때문에 더 어려운 코스로 생각되었습니다.

이인영선생님이 초반에 다리를 살짝 떠시기도 했고 친구 오세득도 처음에는 자세가 영 불편해보이더니만 위로 올라갈수록 그런대로 잘 하더군요. 전홍명님은 아주 능숙해보였습니다. 맨마지막에 따라 올라 확보를 하였는데 확보점에서 농담도 하시고들 하는 것 보니 처음 너무 겁을 집어먹은 나머지 교육받을때 확보줄 두개를 가져갔다가 김샘한테 쿠사리먹었던 생각이 나서 감회가 새로왔습니다 .

 

전반부에는 어제 배운 시스템을 한피치 구간에서 직접해보면서 감을 익혔고, 후반부에는 톱로핑으로 슬랩에서의 삼지점 딛기 다리쓰기 균형잡기 등 실전등반 기술을 배웠습니다. 이날 역시 가슴 가득 만족감을 갖고 하산했습니다.

 

8/27목
써니에서 암벽등반 개론 강의가 있었습니다. 강사는 박미숙샘.  정윤호님도 저와 함께 청강했습니다. 퇴근후 집에 들렀다가는 바람에 도착했을때는 등반 사조부분을 강의하고 계시더군요.등정주의, 등로주의, 가이드리스, 클린클라이밍 운동 등등...내용도 내용이지만 눈길을 끄는 것은 프리젠테이션 자료였습니다. 참 비주얼하게 잘만든 PT자료 같아요 ㅎ.
 

강의가 끝나고 알바트로스에서 즐겁게 뒷풀이했습니다.

 

8/29 토
실전등반을 위한 인수봉 고독길이 이날 실전수강 코스였습니다. 어프로치 초반에는 얼마 사람이 없더니 장비를 착용할 즈음부터 붐비기 시작했습니다. 수리봉 산악회분들도 옆줄로 오르시는 거같고 복잡복잡하고 신경이 꽤 쓰였던거 같습니다. 중간 어느피치선가( 숫자감각이 없어선지 늘 피치수를 잘 모르겠습니다. 길도 잘 기억이 안납니다) 위에서 확보를 보는 김샘이 남아있는 오세득과 둘이 연등해 올라오라고하시는데 줄이 모자라더군요. 마침 세득이 확보줄을 보니 잠금비너를 두꺼운 곳이 아니라 확보줄 길이 조절하는 루프에 잘못 건것을 보고 고치고 한다고 시간이 지났던가 그랬습니다. 여튼 어찌어찌해서 매듭을 오세득 안전벨트 앞에 두게하고 중간자를 해서 쭐레쭐레 올라가는 사단이 벌어졌고; 이후 몇번 놀림을 들어야 했습니다.

중간에 점심먹고 나서는 캠설치 방법, 크랙에서 핑거재밍 방법 등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하강. 오버행에서 다들 몸이 돌았다고 하더군요.저도 오랜만? 아니 어쩌면 ATC가이드로 오버행하강은 처음인데 그래 선지 몸이 돌았습니다. 오버행에서는 제동손을 빨리빨리 움직여서 줄을 위로 줘야한다고 설명을 하시더군요.

하강준비할때 는옆에서 준비작업을 도왔는데 세분밖에 안되는데도 어찌나 초긴장이 되던지...등반교육의 애로를 조금 알게되었습니다. 하산 후 제 일정때문에 뒷풀이는 못하고 헤어졌습니다.

 

8/30 일
인수B를 가기로 했다던데, 비가와서 못갔다고 들었습니다. 전날 힘드셨는지 취소되어서 감사하다는 댓글을 올리신 분이있다고 ㅋㅋ


9/3 목
써니에서 암벽등반 이론 강의가 있었습니다. 1시간쯤 늦게 암장에 도착했는데 마침 쉬는 시간이더군요. 선등기술, 캠설치 ,퀵드로 통과법 등 영양가있는 이론들을 꽉꽉 채워서 하시더군요. 10시 반 넘게 까지 열강해주셨습니다.  그날도 역시 한진군, 달님양이 장비 준비와 정리 등 도움을 줬습니다.

 

9/4, 5 금- 토
불광동에서 7시 출발이라 하루종일 무척 분주했습니다. 인영님 차에 동승해 설악을 향했습니다. 4기 미란님을 포함해 총 7분이었고, 12시 다되어 도착했던가? 기억이 확실치 않네요. 늦은 시간이었으나 그냥 잘 수 없는 아쉬움에 자연스런 술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분위기는 좋았으나 막판 약간 취기가 올라 막떠든게 약간 후회스런 기분으로 잠들었습니다.
 

그리고 토요일 아침.  등반지는 써니 공인 코스 <그리움둘>. 얼떨결에 박샘대신 맨앞에 가게되었습니다. 작년 5월 그리움둘을 첫등반하던 날은 제가 맨끝이었는데.. 전날 A2O던가 등반하면서 완전 기진맥진상태였고, 그걸 간파하고 김샘이 말자로 지명해서  속으로 감사했었습니다. 첫피치 침니에서 좋지 않은 출발을 박샘이 지적해주시고..4피치인가?완만한 크랙과 스랩을 오르는 구간 중간 쯤에서 나무를 잡고 슬링을 거려는 순간 뒤에서 지켜보던 김샘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무잎이 없잖아!" 하고 지적하시더군요. 썩은 나무였던거죠.  오버행 턱도 코치해주신 덕분에 무사히 넘어섰습니다.6피치인가..언더크랙 트래버스 지점에서는 발디딤을 윗쪽에 하면서 약간 애매함을 느꼈는데 전에 기억으로는 아래쪽 발디딤이 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긴 구간내내 약간 들떳던것 같고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설레고 즐거웠습니다.

 
9/6. 일
 
새벽녁 박샘이 영이 걱정을 하는 소리에깼습니다. 하긴 어제 혼자 차를 몰고 출발했다는데 아직도 안오다니..순간 잠이 확깨고 신흥사까지 갈 기세인 김샘 뒤를 쫓을려는 찰나..모기같은소리고 "저 여기있어요.."  새벽에 도착해서 침상에 세로가 아니라 가로로 자리잡고 자던 김영 목소리. 반갑더이다.

6기 교육의 대미는 형제봉 4피치였습니다. 졸업식과 귀경 시간을 고려해서 적당한 타이밍-그때는 시간이 정확히 기억이 나는데 비선대 2층에  2:40분에 도착했습니다-으로 등반했습니다. 마무리 즈음에서는 갑작스런 발탁으로 총무도 보게되었는데 ,선등과 마찬가지로 나름 신선한 경험이더군요..뭐든 결정을 피동형으로 받아들여야하는 입장과 결정을 해야하는 입장에서는 사물의 국면이 조금씩 다르게 다가온다는 사실 그리고 좀더 시야가 확장된다는 사실에서 그렇습니다. 뒷풀이 역시 즐거웠고 귀경길 또한 그러했습니다.


없는 글재주에 굳이 참관기까지 쓰게된 것은 비록 등반교육의 참관으로 함께한 시간이었지만 등반 이상의 경험이 있었고, 즐거움이 있었고, 배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시한번 6기분들의 무사한 졸업을 축하드리고, 등반의 태도와 기술뿐만이 아니라 좁아터진 소견머리를 일깨워주시는 선생님들과 산이라는 또다른 세계를 향한 곤란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산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출처 : 불광동 스포츠클라이밍 서니사이드
글쓴이 : 진욱♫ 원글보기
메모 : 암벽교육 참관 후기

'흔적_오도LOG_산행;등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0.01.31_영동 송천빙장  (0) 2010.01.31
2009.12.26_염초 설산  (0) 2009.12.28
2009.09.05_설악 유선대_첫선등  (0) 2009.09.06
2009.07-08월 노적봉 불장난길(5.10a/b)  (0) 2009.08.09
2009.07_따라하기  (0) 2009.07.25